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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모범생, 그는 "앙리 마티스"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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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ky_bok 2022. 3. 2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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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전 

 

내 방에는 대충 종이를 오려서 사람 모양을 만든 것 같은 조각 그림이 프린팅 되어 있는 에어컨이 있다. 나이가 들고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내 방에 있는 그림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보고, 도대체 저건 뭐지? 하면서 그 그림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힙한 카페에 가면 꼭 하나씩은 있는 무심하게 선을 그은 인체의 그림 또한 그의 작품이었다. 절제된 미와 단순한 선에서 인체의 특징을 정말 잘 표현해 냈었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앙리 마티스의 전시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처음 들어가자 마자 보인 문구는 전시 보는 내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 나는  내 노력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고,

그저 내 그림들이 봄날의 밝은 즐거움을 담고 있었으면 했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 한 그의 그림은 어딘가 나도 저정도면 할 수 있겠는데? 하면서 따라 그려 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선 하나를 그리기 위해 무수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분석했었다. 선에 확신을 담기까지 얼마나 많은 그의 의지와 노력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냥 그릴 수 도 있었지만, 그는 엄격하고 까다롭게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래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은 보고 있자면 확고하지만 디테일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그는 기본기에 충실한 지독한 모범생이었다. 

 

 

앙리 마티스는 끝까지 본인의 업에 충실했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다. 석판화 작업부터, 종이 오리기를 이용한 조각 작업, 북 디자인, 일러스트 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으면서 그의 세계를 표현했고 또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를 했다. 앙리 마티스를 보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조금 비슷하다고도 느꼈다. 자신의 본업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 까지 시간을 쏟으면서 그 영역을 넓혀 나가는 현대의 프리랜서들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본업뿐만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 주었다. 

 

 

 

앙리 마티스에게 가장 빠져 들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있었다. 사실 그는 노력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그의 피나는 노력을 보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우리를 감동시켰다. 그는 대단한 기획가였다.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까지 그는 빈 종이에 초안을 그리고 어떻게 색을 쓰면 좋을지 어떤 배치를 할지 구성을 쓸지 등을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기획하고 구상했다. 그리고 그 기획서를 토대로 확신을 담아 그림을 그렸다. 놀라웠다. 개발 그리고 디자인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 정말 기획이 중요하다였다. 기획이 제대로 되어야 다음 단계가 진행이 된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예술세계도 그 진리가 통한다는 것을 앙리 마티스는 웃으며 보여주었다. 누구든 화려한 부분만 원하지만 사실은 이러한 지독한 연습고 고민의 과정을 반복했기에 걸작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앙리 마티스는 지독한 모범생이 었으며, 그의 본업을 사랑했다. 

그의 일생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증명해 내고 싶어 항상 무언가를 하며 사는 것을 "잘 살고 있어" 라고 위안을 주는 것 같았다. 현재 나의 위치와 상황에 대입해서 전시를 관람하곤 하는데 이렇게 위안되는 전시는 처음인 것 같다. 전시 끝나고 나온 길에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같은 산호 모양 키링을 샀다. (선물로 받아냈다 ㅎㅎ) 산호를 보며 늘 잘하고 있다고 되뇌며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나의 길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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